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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터(Carter), 한국판 '본 시리즈'

by 말랑한단단지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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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터라는 영화

카터는 정병길 감독의 액션 영화입니다. 정병길 감독은 더 킹이라는 영화를 연출한 바 있습니다. 더 킹에서 보여주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대사에서 나오는 시원함은 매우 대단했습니다. 이러한 필모그래피를 바탕으로 이번에 새롭게 주원, 이성재, 정재영 등을 배우로 카터라는 영화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카터에서는 주원이 주인공인 카터 역을 맡아 연기합니다. 이성재는 북측 악당, 정재영은 박사님으로 나오게 됩니다. 다만 주인공 중심의 영화라 주원 이외의 배우는 크게 역할을 다하지는 않습니다. 카터는 넷플릭스 단독 개봉작입니다. 8월 5일 개봉하여 132분의 영화 분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입니다. 한국판 '본 시리즈'나 다름 없는 영화입니다.

2. 기억 잃은 요원, 심플한 전개

카터의 줄거리는 매우 심플합니다. 주인공인 카터는 기억을 잃은 채 침대에서 일어나고, 귓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미션의 전반적인 내용은 생물학 권위자의 딸을 구조하여 북한으로 탈출하는 것입니다. 전개가 심플합니다. 그래야 퍼져있는 바이러스의 항원을 구할 수 있어, 재앙을 막게 됩니다. 기억을 잃은 카터는 처음엔 귀에서 들리는 대로 임무를 수행해나갑니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어, 점차 스스로의 판단으로 역경을 헤쳐나갑니다. 그렇게 점차 자신이 기억을 잃게 된 배경을 알아내게 됩니다. 이 배경에는 바이러스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기억을 삭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이성재의 배신이 숨어있었고, 아내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알아내게 됩니다. 또한 임무 뒤에 숨어있는 음모를 파헤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국정원, 미국의 CIA, 북한의 정보부 등과 충돌하고, 결국 기억을 되찾으며 자신의 딸과 아내를 구하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3. 감상평(☆☆☆☆★) : 한국판 '본 시리즈'는 이제 그만

최근 넷플릭스 단독 영화가 끊임없이 개봉하고 있습니다. 몇몇 영화는 성공적으로 개봉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넷플릭스 단독 개봉 영화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카터는 후자에 가까운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스토리가 없습니다. 카터는 본 시리즈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기억을 잃은 요원이 음모에 맞서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의 평화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크게 발전된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하나 추가되었을 뿐이며, 배경이 한국일 뿐입니다. 영화를 보기 시작한 지 5분 만에 탄식이 나옵니다. 그리고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주원을 비롯하여 카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밋밋합니다. 나쁜 놈은 나쁜 놈, 착한 놈은 착한 놈입니다. 극에 반전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인만큼 메시지도 없습니다. 다만 카터에서 눈여겨볼만한 것은 있습니다. 롱테이크촬영입니다. 카터는 처음 CIA 요원의 시점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카터가 기절해있는 방으로 요원들이 침입하고 카터와의 대치가 발생합니다. 그 5에서 10분여간 카메라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폭발과 싸움이 벌어지고 카터는 건물을 넘어 다니며 대 살육을 벌입니다. 그때까지도 카메라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카메라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장장 2시간 20여 분간 이어집니다. 영화 속의 시간의 흐름이 영화 밖의 시간의 흐름과 동일하게 흘러갑니다. 영화를 보며 매우 신비한 체험을 했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되지 않는 대신 카메라를 교묘하게 조작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여 촬영을 이어갑니다. 신기함을 넘어선 감독의 집념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초반 몇 분에서 끝나고 맙니다. 내용도 뭣도 없는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냥 카메라 안 끊기에 사활을 걸어서 이런 졸작이 탄생한 건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중간중간 액션신에서 시점이 옮겨가며 화려한 장면들이 연출되긴 합니다만, 이미 지루해질 대로 지루해진 영화에서 이러한 장면은 눈의 피로를 더할 뿐이었습니다. 창의성을 다른데 조금만 더했다면, 이런 영화를 어떻게 한 번도 끊지 않고 촬영했을까 신기했을 텐데, 오히려 반대의 생각이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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